봄기운이 완연해지는 3월에서 5월 사이, 시골 들녘에는 연둣빛 잎사귀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. 바로 머위이다. 머위는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자라는 대표적인 봄나물로,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자라지만 특히 물 빠짐이 좋은 산기슭이나 들판, 계곡 주변의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.
시골집에 가면 어머니가 들에서 머위를 직접 뜯어 데쳐주시던 기억이 떠오른다. 쌉싸름한 맛과 구수한 된장의 조화는 어릴 적 입맛을 다시 불러일으키곤 했다. 머위철이 돌아온 지금, 이 소중한 봄나물의 효능과 먹는 법, 그리고 주의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.
1. 머위의 효능
✅ 장 건강에 도움
머위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,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. 봄철 입맛이 떨어졌을 때 소화를 도와주는 데도 좋다.
✅ 혈압 조절
칼륨 성분이 풍부해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. 혈압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해, 고혈압 예방에도 긍정적이다.
✅ 항산화 작용
머위는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,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. 봄철 면역력이 떨어질 때 섭취하면 좋다.
✅ 기관지 건강
머위는 예로부터 기침이나 가래 등 기관지 질환에 민간요법으로 활용되었다. 머위 줄기의 즙은 가래를 삭이고 목을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.
2. 머위의 먹는 법
✅ 된장 무침
데친 머위를 된장, 마늘, 참기름 등으로 무쳐 먹는 가장 전통적이고 대중적인 방식이다. 쌉싸름한 맛과 구수한 된장의 조화가 일품이다.
✅ 머위 장아찌
머위를 소금에 절이고 간장이나 된장에 절여 장아찌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.
✅ 머위 국
머위를 넣고 된장국이나 맑은 국으로 끓이면 특유의 향이 우러나와 개운한 봄철 국거리로 잘 어울린다.
✅ 머위쌈
넓은 잎을 살짝 데쳐서 고기나 밥을 싸 먹는다. 쌈 채소로 활용하면 머위의 향긋함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최근 인기 있는 먹는 방법이다.
✅ 머위전
머위를 잘게 썰어 부침가루와 함께 부쳐 먹는 전도 별미이다.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, 나물의 고소한 풍미를 살릴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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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머위 데치는 방법
1. 다듬기
- 머위의 질긴 밑동을 잘라내고, 이물질이 없는지 확인한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준다.
- 줄기와 잎을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데치는 것이 보통이다.
2. 소금물 끓이기
- 냄비에 넉넉한 물을 붓고, 굵은 소금을 1~2큰술 넣은 뒤 물을 끓인다.
- 소금을 넣으면 푸른빛을 살리고, 쓴맛 제거에 도움된다.
3. 머위 데치기
- 끓는 물에 머위를 넣고 줄기부터 먼저 넣고, 약 30초~1분 정도 데친다.
- 너무 오래 데치면 흐물흐물해지니 짧고 강하게 데치는 게 핵심이다.
4. 찬물에 헹구기
- 데친 머위는 바로 찬물에 담가 색이 변하지 않도록 식히고, 쓴맛도 한 번 더 제거한다.
- 2~3번 정도 물을 갈아가며 충분히 헹궈준다.
5. 물기 제거
- 체에 밭쳐 물기를 빼거나, 손으로 살짝 짜서 조리할 준비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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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머위 섭취 시 주의사항
√ 생으로 먹지 않기
머위에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(pyrrolizidine alkaloids)라는 성분이 소량 들어 있어 반드시 데치거나 익혀서 섭취해야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.
√ 과다 섭취 주의
쓴맛을 내는 성분이 위장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.
√ 알레르기 반응 확인
간혹 두드러기, 입 안 가려움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처음 먹는 경우엔 소량부터 섭취해보는 것이 좋다.
√임산부·간 질환자는 섭취 주의
간 기능이 약한 분이나 임산부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며, 섭취 전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.
매년 봄이면 다시 찾아오는 머위는 단순한 나물이 아닌, 계절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자연의 선물이다. 입 안 가득 퍼지는 머위의 향과 맛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의 정서적 울림을 준다. 어머니의 손맛, 들판의 바람, 그리고 가족과 함께한 식탁의 기억까지. 머위 한 접시에는 그런 봄날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. 이번 머위철에는 자연의 기운을 담은 머위 요리를 통해 몸도 마음도 건강한 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?